MCU에서 스파이더맨을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 많은 의견이 엇갈렸지만 결국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를 통해 MCU 버전의 스파이더맨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드디어 그의 솔로 영화가 개봉하게 되었다. 사실 스파이더맨은 영화로 만들어지기 이전부터 해외에서 코믹스로 어떤 영웅보다 많은 사랑을 받은 캐릭터이다. 또한, 토비 맥과이어를 일약 스타로 만들어준 일명 샘 레이미 스파이더맨 3부작과 라이징 스타 앤드류 가필드와 엠마 스톤이 연기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2부작이 이미 많은 관객들을 만난 명작이기 때문에 또다시 스파이더맨으로 솔로 영화를 제작한다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이순신 드라마를 다시 만들 때의 부담감만큼 클 것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역대 스파이더맨 영화 인기 순위에서 밀리지 않고 샘 레이미 스파이더맨에 근접할 정도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 이유로 MCU라는 세계관을 입은 영화라는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스파이더맨의 캐릭터성을 잘 살렸다는 평가가 많다. 샘 레이미 스파이더맨에서는 DC나 마블 히어로들을 집중적으로 다룬 히어로 영화가 주목받기 전이었다. 따라서, 스파이더맨 영화에서 '스파이더맨'으로서의 고민과 함께 '히어로'로서의 고뇌까지 영화에 녹이게 되었다. 이런 점이 거의 20년이 지나도 사랑받는 오리지널 스파이더맨 영화를 만들었다고 할 수도 있었겠지만, 스파이더맨 특유의 성숙과 미성숙, 히어로와 일반인, 전 세계적 영웅과 친절한 이웃 그 사이에서 고민하는 청소년의 모습을 담기에는 무겁고 진중한 분위기였다. 이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는 적절히 하이틴 로맨스적 요소와 코믹스의 스파이더맨이 가진 재치와 수다스러움을 장착한 스파이더맨이었지만 그만큼 캐릭터가 가볍게 소모되었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반해 이번 MCU가 그리고 톰 홀랜드가 연기하는 스파이더맨은 비주얼부터 스토리까지 힘은 세졌지만 머리는 아직 아이에 머물러 있는 소년 스파이더맨의 모습을 MCU 세계관 내에서 잘 그려냈다. 영화 자체가 아이언맨을 등장시켜 그 인기에 편승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지만, 극 중 토니 스타크에 의존하는 모습조차 자연스러운 피터 파커의 모습으로 보인다고 생각한다. 또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도 이미 10년 전 영화보다 훨씬 발전되어 화려한 CG와 카메라 무빙을 보여줬지만 그보다 10년이 지났으며 현대 CG 영화의 대명사로 불리는 MCU 시리즈인 만큼 아이언맨의 선물해준 슈트로 훨씬 업그레이드된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점도 이 영화의 큰 장점이다.
앞에서도 이번 영화 <스파이더맨: 홈커밍>이 호평받는 이유를 잠깐 언급했지만 사실 더 많은 이유가 있다. 첫번쨰는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마블 영화라는 점이다. MCU 시리즈가 벌써 페이즈 3에 들어왔으며, 이에 따라 그전에 예습해야 할 영화가 10편도 넘게 되었다. 만약 <어벤저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을 관람하고자 했다면, 이를 위해 며칠 동안 MCU 영화들을 보아야 그나마 영화를 온전히 즐길 수 있는 수준이 된다. 그러나 이번 영화는 친절한 이웃 스파이더맨 영화이니만큼 일단 아이언맨이 누구인지만 잠깐 듣고 영화를 시청해도 기승전결을 모두 즐길 수 있다는 평이다. 또한, 어른들도 즐기는 MCU 이기 때문에 아이들과 함께 보기 부담스러운 영화도 있었다면 이번 영화는 유쾌한 하이틴 요소가 적절히 들어가 남녀노소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두 번째로, 이번 스파이더맨 실사 영화는 MCU 세계관에서 만들어진 솔로 영화인 만큼 MCU의 팬들 역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만큼 영화 내에서 세계관 공유에 대해 많은 디테일을 보여주었다. 피터의 일상적인 상황에서 캡틴이 청소년 교육 비디오에 등장하고 과학실 벽면에 브루스 배너의 사진이 있으며, 학생들이 어벤저스 히어로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등 히어로 공존하는 세계에서의 일상생활은 이런 모습이겠다 하는 점이 돋보인다. 이런 점들이 기존 영화에서는 찾아보지 못했던 오리지널리티로서 작용을 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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