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담시에서 광대로 근근이 살아가고 있는 소시민 아서 플렉. 그는 코미디언을 꿈꾸며 살아간다. 하지만 현실을 돈을 벌기 기 위해 분장을 하고 조롱당하며 집단 폭행당하기 일수다. 또 정신병을 가지고 있어 증상의 호전 없이 약만 타서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거리에서 홍보 일을 하면서도 집단 구타를 당하기 일쑤다. 어느 날 지하철에서 본인의 틱으로 인해 시비가 걸린 남자들을 총으로 쏘게 되고 묘한 해소감을 느끼게 되면서 그의 인생에서 미뤄온 일에 도전해본다. 바로 부자로 알려진 본의의 아버지를 만나러 가서 자신을 아들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정신병이 있던 본인의 어머니가 자신을 입양했으며 아버지의 폭행으로 인해 자신의 정신병이 생기는 동안 어머니 역시 방관하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 어머니까지 죽이게 된 아서 플렉은 자신의 공연 영상 더에 꿈에 그리던 토크쇼에 나오게 되지만 조롱을 참지 못해 진행자를 쏴 죽이며 조커로서 재탄생하게 된다. 경찰에 잡혀간 조커를 같은 분장을 한 군중들이 탈출시키고 그는 곧 군중들의 우상으로 자리 잡는다.
아서 플렉은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도시의 하층민의 삶을 전전했다. 환경의 탓이 가장 컸겠지만, 그뿐만 아니라 플렉의 내면도 사실은 나약함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가 겪은 소시민으로서의 인생은 남들 앞에서 내 말을 모두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더더욱 그가 내면의 아픔과 고통을 어디서라도 해소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하였다. 나약했던 플렉은 또한 언제나 외로웠다. 그의 일터에서나 거리에서나 그가 정을 붙이고 친하게 지내는 이를 찾아볼 수 없었다. 겉으로는 친한 척을 하더라도 뒤에서는 그를 깔보거나 무시하는 동료들 뿐이었다. 그가 다니는 정신과 의사도 외로움에 대한 부분에 해결책을 줄 수 없었고 하나뿐인 가족인 그의 어머니 역시 정신병을 앓고 있어 그에게 버팀목이 될 수 없었다. 이러한 그의 환경에서 플렉은 자연스레 세상에 비관적인 태도를 취하게 되었다. 내가 무슨 말을 해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거란 생각, 내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이 삶에서 도망칠 수 없다는 생각이 쌓일수록 금방 터질 것 같은 풍선처럼 울분만 차올랐을 것이다.
이 울분의 풍선은 어느 날 지하철에서 터지게 된다. 우연히 쥐게 된 권총으로 그를 조롱하던 무리들의 머리를 관통한 순간, 뒤틀려있던 그에게 처음으로 '해소'라는 감정이 찾아오지 않았을까. 이 영화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조커의 계단 신은 그의 감정의 변화를 여실히 나타낸다. 매일 사회 속에서 어떻게든 버티기 위해 올라가던 계단을 (세상의 눈으로 보기에는 괴상한) 조커의 복장을 하고 내려가며 흥에 취해 춤을 추는 그의 모습은 세상의 방향이 아닌 그의 방향으로 걸어가는 홀가분한 모습으로 보였다. 그래도 그는 토크쇼에 출연하여 아직까지 사회와 섞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던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토크쇼에서 여전히 그에게는 조롱과 멸시만 쏟아졌고 그는 범죄를 고백하고 패널을 쏴 죽이면서 사회의 굴레를 벗어던지는 악으로 탄생하게 된다. 이때 비로소 플렉은 완전한 해방감을 마주하게 됐을 것이다.
이러한 조커의 감정선 변화는 영화를 이끌어가는 커다란 힘이다. 관객들은 위와 같은 해방감이 건강하지 않으며 일어나선 안 될 일이란 걸 머리로는 알면서도 마음 한 편에서 조커에게 동정심을 느끼는데, 이것이 피카레스크 영화로서 완전한 성공을 거둔 부분인 것 같다.
영화 <다크 나이트>를 보면서 조커의 주도면밀한 악행에 놀라며 공포를 느꼈던 관객들이 이번 영화 <조커>를 보면서 그의 내면을 조금은 알 수 있었다는 이야기를 한다. 히스 레저의 조커는 지금까지도 사이코패스의 대명사격으로 평가받고 있다. 모든 경우를 생각하여 행동하며, 감정을 자유자재로 이용하고, 무엇보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이번 영화 <조커>는 이 악당 조커의 탄생을 다루는 영화이기 때문에 사이코패스 같은 면모보다는 오히려 자기감정에 취해 말과 행동을 자제하지 못하는 감정적 인간의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 사실 이는 지금까지 보아왔던 조커의 이미지와 다르기 때문에 낯설고 매력 없게 느껴질 수도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나약하고 외로운 한 인간 아서 플렉의 감정의 변화를 영화 중후반부까지 깊게 보여주면서 악당의 탄생에 굉장한 설득력을 부여한 것 같다. 덕분에 이전 영화 속 조커에 대해서도 관객들의 이해력이 높아지게 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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