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연말을 나누는 영화 해피뉴이어

영화 해피뉴이어 공식 포스터

간단한 줄거리 소개

곽재용 감독의 또 하나의 착한로맨스 <해피뉴이어>는 연말을 맞이하여 다작의 욕심을 한 번에 해결시킨 옴니버스 형식의 영화다. 그동안 다작에 욕심을 가지고 있던 감독의 한을 푼셈이기도 한 작품이다. 이 영화는 한해의 마무리 성탄절 연말을 앞두고 호텔 엠로스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풋풋한 10대의 사랑부터 중년의 황혼의 로맨스까지 특별한 갈등상황이나 악역의 등장 없이 따뜻하게 흘러가는 이야기다. 

같은 대학교와 밴드 생활을 하며 15년 간 우정을 쌓고 있는 소진과 승효, 그런 소진은 15년째 승효를 짝사랑 중이다. 하지만 승효는 여자친구 영주와 곧 결혼을 할 예정이다.  소진이 일하고 있는 호텔에서 매주 토요일 새로운 인연을 기다리고 있는 맞선남 진호가 있다. 하지만 그는 번번히 퇴자를 맞게 된다. 모든 것을 다 갖춘 완벽남이지만 남모르는 짝수 강박증을 가지고 있는 호텔 대표 용진과 그의 호텔에서 하우스키퍼로 일하고 있는 뮤지컬 배우 지망생 이영. 뮤지컬 배우의 꿈을 오랜 기간 품고 있지만 생활벌이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공무원 시험 낙방 5년차이자 되는 일이 하나도 없는 재용. 그는 여자친구에게도 차이고 되는 일이 정말 아무것도 없어 생의 마지막이라도 호화롭게 보내기 위해 있는 돈을 몽땅 털어 호텔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매일 모닝콜을 받으며 연말을 기다리고 있다. 오랜 무명 시절을 견뎌내고 드디어 전성기를 맞이하게 되는 가수 이강 그의 마지막 콘서트를 앞두고 슬픔에 젖어 있는 그의 매니저 상훈. 엠로스 호텔 간판 도어맨 상규는 40년 만에 첫 사랑 캐서린을 만나게 된다.   

내가 느낀 감상평

이 영화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한국판 러브액츄얼리 라고 할 수 있겠다. 크리스마스 전후 연말연시의 신나고 들떠 있는 분위기를 그대로 담고 다양한 사회 계층의 남녀가 사랑하는 모습을 옴니버스 식으로 보여주는 점이 닮았다. 더군다나  제각각인 것처럼 보이는 등장인물들이 하나의 호텔을 기점으로 조금씩 연결되어 있다는 점도 매우 비슷하다. 이 점은 이 영화를 보는 또다른 즐거움이다. 

사실 가까운 몇 년간 넷플릭스 등 공룡 미디어의 침략이자 투자를 받으며 한국 드라마나 영화는 많은 성장을 거두었다. 이전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장르의 작품들도 많이 나왔고 전세계적으로 성공한 <오징어게임> 같은 작품도 나왔다. 반면에, 과거에 '한국적'이라고 평가받았던 영화들은 많이 등장하지 않았다. 정말 내 주변에 있는 이웃들의 이야기를 가슴따뜻하고도 위트 있게 그려내는 그런 작품을 어쩌면 요근래 그리워했던 것 같다. 그래서 이 해피뉴이어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각박해진 분위기와 이를 따라가듯 살벌하고 피튀기고 긴장감 넘치는 것에 지친 우리들에게 오랜만에 그것들이 줄수 없는 따뜻함과 신선한 공기과 같은 것을 주지 않았나 싶다. 은은한 미소를 짓게 만드는 기분 좋은 영화였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관계

한지민-김영광-고성희-이진욱

일등급 호텔의 호텔리어로 일하지만 오랜 남사친 앞에서 자신감을 내지 못하는 한지민과 그녀의 밴드 동기이자 선을 넘지 않는 사이인 김영광의 관계는 초반부터 등장한다. 한지민에게 고백할 것이 있다는 김영광은 사실 고성희와의 결혼을 앞두고 있었고 이 둘의 결혼식이 끝나는 길에 매주 호텔에 찾아오던 의문의 맞선남 이진욱이 한지민에게 고백을 한다.

이동욱-원진아

이동욱은 이 영화의 휴그랜트는 이동욱이다. 영국 총리까지는 아니더라도 상속받은 호텔의 젊은 대표이며 원진아는 그 호텔에서 청소를 담당하는 메이드 역할이다. 이 둘이 사랑에 빠지는 너무나 전형적인 커플이라고 해도 연말연시이니 이해할 수 있을 듯 하다.

강하늘-윤아

이 영화의 기승전결은 강하늘의 행적을 통해 흘러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몇 년간의 공무원 시험 낙방으로 인한 절망. 자살을 염두에 두고 전 재산을 모아 빌린 며칠 간의 호텔 생활 중 자실 예정이란 것을 원진아에게 들키고 본격 생명 지키기 대전이 시작되는데 영화 내내 목소리로만 출연했던 모닝콜 직원 윤아는 영화가 끝나기 10분 전에 비로소 처음 등장해서 강하늘과의 커플 매칭에 성공한다.

그외

이외에도 애틋한 중년의 사랑을 보여주는 이혜영-정진영 커플, 대기만성 스타와 그를 뒷바라지해준 매니저의 브로맨스 커플인 서강준-이광수, 고등학생 시절 풋풋한 감정을 담은 조준영-원지안 등 각양각색 커플들의 사랑 이야기를 한 영화에서 즐길 수 있으니 한 번 관람해보기를 추천해본다.